원문 윤상용, 「사회연대경제 공급 구조와 기능 공백의 지역별 편차 연구 — 경기·전남·경북의 시군 단위 비교」
주제어 사회연대경제 · 사회적기업 · 서비스 공백 · 지역격차 · 수도권–비수도권 · 인구소멸 · 입지상계수 · 기능적 공백
"고령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사회적기업이 부족하다" — 데이터를 보면 정말 그렇게 나온다. 그런데 인구 규모를 통제하면 이 관계가 정반대로 뒤집힌다. 이 연구는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공급을 절대량 · 밀도 · 기능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지표 하나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드러난다는 점을 경기·전남·경북 75개 시군 자료로 보여준다.
1. 분석의 틀 — 공급을 세 갈래로 쪼개다
인구 2만 명인 지역에 조직이 10개 있는 것과 인구 20만 명인 지역에 10개 있는 것은 인구 대비 밀도가 전혀 다르다. 그리고 같은 10개라도 한쪽은 일자리 창출에 몰려 있고 다른 쪽은 돌봄이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의미가 또 다르다.
flowchart LR
Q["지역의<br>사회연대경제<br>공급 수준"] --> D1["① 절대 공급량<br>얼마나 많은 조직이<br>존재하는가"]
Q --> D2["② 공급 밀도 (LQ)<br>인구 규모에 비해<br>얼마나 집중돼 있는가"]
Q --> D3["③ 기능적 적합성<br>지역이 필요로 하는<br>기능을 하고 있는가"]
D1 --> R["세 지표는 서로 다른 차원을 측정한다<br><b>어느 하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b>"]
D2 --> R
D3 --> RMerm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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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 측정 방식 | 낮을 때의 의미 |
절대 공급량 | 인증 사회적기업 + 사회적협동조합의 수 | 조직의 물리적 기반 자체가 취약 |
공급 밀도 (LQ) | 입지상계수. 1보다 크면 인구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많이 입지 | 인구 규모를 고려해도 상대적 집중도가 낮음. 단, 서비스 접근성·필요 충족도가 아니라 조직 기반의 상대 밀도로만 해석해야 함 |
기능적 적합성 | 각 조직의 사업내용·주요사업 텍스트를 분석해 돌봄·복지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돌봄형'으로 재분류한 비중 | 생태계의 기능적 구성이 지역의 주요 사회적 필요와 정합하지 않을 가능성 |
2. 세 지역 비교
지역 | 시군 수 | 총인구 | 고령화율 | SSE 수 | 시군당 | 돌봄형 비중 |
경기 | 31 | 13,768,157 | 26.0% | 1,770 | 57.1 | 15.6% |
전남 | 22 | 1,772,976 | 38.3% | 455 | 20.7 | 11.4% |
경북 | 22 | 2,494,470 | 37.6% | 553 | 25.1 | 17.0% |
주: 고령화율은 60세 이상 인구 비율. SSE = 인증 사회적기업 + 사회적협동조합(영리 목적의 일반협동조합은 제외). 경기는 수도권 대표, 전남·경북은 인구감소지역이 각각 16곳·15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두 지역이다.
전남은 고령화율이 38.3%로 세 지역 중 가장 높은데, 돌봄형 비중은 11.4%로 가장 낮다. "고령화가 심할수록 돌봄형 조직이 많아진다"는 단순한 수요반응 가설이 현실에서 자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첫 신호다.
3. 먼저 눈에 보이는 것 — 고령화율이 높을수록 조직이 적다
지역 | 고령화율 vs LQ | 고령화율 vs SSE 수 | 고령화율 vs 돌봄형비중 |
경기도 | r=0.312 (p=.087) | r=−0.566 (p=.001) | r=0.289 (p=.115) |
전라남도 | r=0.119 (p=.597) | r=−0.804 (p=.000) | r=0.192 (p=.393) |
경상북도 | r=0.526 (p=.012) | r=−0.665 (p=.001) | r=−0.106 (p=.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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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율과 절대 공급량 사이에는 세 지역 모두 강한 음(−)의 관계가 나타나며 모두 유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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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LQ와의 관계는 다르다. 경북에서는 오히려 유의한 양(+)의 상관이 나타난다(r=0.526).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에서 절대량은 저조하지만 인구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 밀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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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LQ 2.44, 청도군 2.03, 구례군 1.90처럼 인구가 아주 적은 군에서 LQ가 높게 튀는 것은 조직 몇 개만 있어도 인구 대비 밀도가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표상의 착시 —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절대적 조직 기반은 취약하지만 인구 규모로 계산한 상대적 밀도는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이중적 현상이 존재한다. 절대량 부족에 대응하려면 조직 신규 설립이나 광역 단위 공동서비스 기반을 확충해야 하는데, 상대적 밀도만 보면 그 지역은 이미 충분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4. 이 논문의 핵심 — 인구 규모를 통제하자 부호가 뒤집혔다
75개 시군에서 고령인구비율과 인구 규모(자연로그)의 상관계수는 −85.9%다. 고령화율이 높은 시군은 거의 예외 없이 인구가 작은 시군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고령화 → 조직 부족"으로 보이던 관계는 사실 인구 규모라는 교란변수가 만든 허위상관일 수 있다.
flowchart LR
A["단순 상관<br>고령화율 vs 조직 수<br><b>r = −0.57 ~ −0.80</b><br>고령화가 심할수록 조직이 적다"] -->|"인구 규모 · 재정자립도<br>1인당 GRDP 통제"| B["다중회귀 계수<br><b>B = +0.88 (p=.013)</b><br>인구 규모가 같다면<br>고령화율이 높은 시군이<br>오히려 조직을 더 많이 보유"]Merm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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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0> SSE 핵심 절대량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N=75, R²=.799)
설명변수 | 계수 B | 표준오차 | t | p |
상수 | −362.16 | 47.38 | −7.64 | <.001 *** |
고령인구비율 (%) | 0.88 | 0.34 | 2.56 | .013 \* |
재정자립도 | 0.94 | 0.41 | 2.26 | .027 \* |
1인당 지역내총생산 (백만원) | −0.05 | 0.10 | −0.46 | .648 |
인구 규모 (자연로그) | 28.99 | 3.34 | 8.67 | <.001 **\* |
경상북도 (경기 대비) | 14.15 | 6.79 | 2.08 | .041 * |
전라남도 (경기 대비) | 15.69 | 6.97 | 2.25 | .028 * |
•
재정자립도도 절대 공급량과 유의한 양(+)의 관계 —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 생태계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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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더미도 유의해, 인구 규모·고령화율·재정자립도를 모두 통제해도 경북과 전남이 경기보다 조직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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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Q를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는 고령인구비율 계수가 양(+)이나 비유의했고, 돌봄형 비중을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는 고령화율·재정자립도·1인당 GRDP 어느 것도 유의한 설명력을 갖지 못했다.
5. 기능 공백 — 고령화가 가장 심한 전남에서 돌봄형이 가장 적다
돌봄형 조직이 한 곳도 없는 시군 — 함평군(고령 53.6%), 구례군(52.9%), 봉화군(58.7%), 청송군(56.6%), 울릉군(44.2%).
특히 청송군은 고령화율 56.6%인데 SSE 조직이 4개뿐이고 LQ도 0.74로 낮다 — 절대 공급량 부족, 상대 공급밀도 부족, 돌봄 기능 부재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적 취약지역이다.
다만 이것을 "돌봄서비스의 실제 공백"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 측정한 것은 돌봄서비스의 전체 공급량이 아니라 사회연대경제 조직 중 돌봄 관련 기능을 가진 조직의 존재 여부다. 정확히는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내부의 돌봄 기능 공백' 또는 '사회연대경제의 기능적 대응 취약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타당하다.
추가분석 ① — 서류상 유형과 실제 하는 일이 다르다
지역 | 일자리제공형 | 사회서비스제공형 | 지역사회공헌형 | 혼합형 | 사업내용 기준 돌봄형 |
경기도 | 71.8% | 11.6% | 4.8% | 3.7% | 15.6% |
전라남도 | 67.3% | 8.0% | 15.6% | 7.0% | 11.4% |
경상북도 | 63.2% | 5.0% (최저) | 22.5% | 3.5% | 17.0% (최고) |
주: 비중은 각 지역 사회적기업 전체(경기 765개, 전남 199개, 경북 258개)에 대한 비율이다.
경북의 역설 — 공식 사회서비스제공형 비중은 5.0%로 세 지역 중 가장 낮은데, 사업내용을 기준으로 재분류한 돌봄형 비중은 17.0%로 오히려 가장 높다. 일자리제공형으로 분류된 조직 가운데 실제로는 돌봄·복지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가 상당수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공식 분류자료만으로 지역의 기능 구조를 평가하면 과소 또는 과대평가할 수 있으며, 공식 분류와 사업내용 텍스트를 결합하는 이중 분류체계가 필요하다.
추가분석 ② — 전남의 취약성은 사회적기업 쪽에 몰려 있다
지역 | 사회적기업 개수 | 사회적기업 돌봄 비중 | 사회적협동조합 돌봄 비중 |
경기도 | 765 | 8.5% | 21.0% |
경상북도 | 258 | 7.4% | 25.4% |
전라남도 | 199 | 4.0% | 17.2% |
전남의 사회적기업 돌봄 비중 4.0%는 다른 두 지역의 절반 수준이고, 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격차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취약성이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되 특히 사회적기업 부문에서 두드러진다는 뜻이어서, 전남의 정책은 사회적협동조합보다 사회적기업 인증·지원 과정에서 돌봄 관련 사업유형을 우선 발굴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추가분석 ③ — 공식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확인해도 같은 패턴
지표 | 인구감소지역 (n=33) | 비지정지역 (n=42) | t |
공급 LQ | 1.32 | 1.00 | 3.772 *** |
SSE 핵심 절대량 (개) | 14.80 | 54.50 | −6.878 *** |
돌봄형 비중 (%) | 15.30 | 15.10 | 0.095 (비유의) |
인구증감률·고령화비율·조출생률 등 8개 지표를 종합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공식 인구감소지역(75개 중 33곳: 경기 2, 전남 16, 경북 15)으로 갈라 비교한 결과다. 입지상계수의 착시와 절대공급량의 실질적 부족이라는 두 패턴이 그대로 재확인된다. 반면 돌봄형 비중은 지정 여부와 유의한 차이가 없다 — 돌봄 기능의 공백은 인구위기 여부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전남만 떼어 보면 뜻밖의 결과 —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16개 군의 돌봄형 비중(16.0%)이 비지정 6개 시(목포·여수·순천·나주·광양·무안)의 9.5%보다 오히려 높은 경향을 보였다(통계적으로는 비유의). 전남 전체의 낮은 돌봄형 비중이 인구위기가 가장 심각한 농촌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가 크고 지정되지 않은 도시 지역의 낮은 돌봄 지향성에서 기인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추가분석 ④ — 고령화 지역 생태계가 쇠퇴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사회적협동조합 인가일자 기준 최근 5년(2022년 이후) 신규 설립 비중은 경기 64.6%(1,005개 중 649), 경북 64.1%(295개 중 189), 전남 62.9%(256개 중 161)로 세 지역이 거의 같다. 시군 단위로 보면 전남·경북에서는 오히려 고령화율이 높은 시군일수록 인구 대비 신규 설립이 더 활발했고, 경기에서는 이런 관계가 유의하지 않았다. 저자는 ① 소규모 인구를 분모로 삼는 데서 오는 통계적 착시, ② 최근 수년간 정부·지자체가 인구감소지역 대상 육성사업을 강화해 온 정책 효과를 함께 제시한다.
6. 정책적 함의 — "몇 개 만들 것인가"에서 "어떤 기능이 어디에"로
1.
지원 정책의 표적을 고령화율에서 인구 규모·재정자립도로 — 조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은 '고령화가 심한 지역'이 아니라 '인구 규모 자체가 작은 지역'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재정지원이 단순한 조직 인증 지원을 넘어 지방재정 여건 자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도 이루어질 필요.
2.
소규모·재정취약 지역에는 조직 설립을 넘어선 처방을 — 공공조달, 초기 수요 창출, 공동 인프라, 중간지원조직, 지역 간 연계.
3.
조직 수는 충분하지만 기능이 부족한 지역에는 기능 전환을 — 전남처럼 돌봄형이 부족한 지역은 조직 수 확대가 아니라 기능 전환·신규 분야 진입 유도가 초점. 사회적기업 인증 심사 및 사후 모니터링에 실제 사업내용을 반영한 재분류 절차 도입 필요.
4.
지자체 평가에는 세 지표를 함께 병기 — LQ 같은 밀도지표는 소규모 지자체가 많은 광역자치단체에서 통계적으로 왜곡될 수 있으므로, 절대량 지표와 인구 규모를 통제한 표준화 지표를 함께 병기.
7. 읽을 때 주의할 점 — 다섯 가지 한계
키워드 스크리닝의 누락
시군 단위 횡단면
지역 선정의 특수성
전남의 행정통합
인과관계는 아니다
8. 용어 사전
입지상계수 (LQ, Location Quotient)
교란변수 · 허위상관
돌봄형 사회연대경제
사회적 목적 유형
인구감소지역
자료: 고용노동부·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 목록」(2026.8), 기획재정부 「협동조합 설립현황」(coop.go.kr, 2026.8),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현황(2026.7)·인구감소지역 지정 현황·FY2024 재정자립도, 통계청 지역내총생산(2021년 기준). 이 페이지는 논문을 일반 독자용으로 옮긴 요약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