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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와 사회연대경제

1. 성과평가 — SVI와 S-SVI 두 지표체계

한국의 사회적경제 성과평가는 두 층위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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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I(사회적 가치지표): 2011년부터 연구가 시작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식 지표로 운영합니다. 사회성과·경제성과·혁신성과 3개 관점, 14개 지표로 구성되며, 정부의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2년에 1회 평가·등급을 부여해 이후 지원심사에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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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VI(서울형 사회가치지표): 서울시가 SVI 14개 지표에 "관계성·공동체성" 같은 심화지표 10개를 더해 만든 확장판입니다. 지역 단위에서 전국지표와 중복 없이 사회적경제조직 본연의 목적(사회문제 해결)까지 포착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외에 신용보증기금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 SK그룹과 공동 개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해 성과에 비례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 — 도 광의의 성과평가 체계에 속합니다.
위 가치지표의 3관점 14지표를 각 하위항목까지 풀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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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과 하위지표: 사회적 미션의 관리, 주사업활동의 사회적 성과,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 노력, 이윤의 사회적 목적 재투자, 조직 운영의 민주성, 근로자 지향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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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과 하위지표: 고용창출 및 재정성과, 노동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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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과 하위지표: 기업활동(제품·서비스)의 혁신성
측정 결과는 4등급(탁월·우수·보통·미흡)으로 산출되며, 2024년 1차에만 94개 기업이 참여 신청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게 단순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첫해 참여 기업들의 실제 증언을 보면 "재정지원사업 심사 시 SVI 지표가 필수 요건이거나 가점 요소"로 작동해, 평가 결과가 곧바로 예산 배분에 연동되는 구조입니다. 즉 SVI는 "평가지표"이자 동시에 "예산배분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겸합니다.

2. 금융 — 사회적경제기업 특례보증

지역신용보증재단·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사회적경제기업 특례보증"이 실제 정책금융 통로입니다.
여러 지자체·기관 자료를 교차확인해 보면, 조건이 시기·기관별로 조금씩 다릅니다:
항목
신용보증재단중앙회(2023.9월 기준)
제주도 사례
보증한도
기업당 4억 원(신보·기보 보증잔액 포함)
4억 원 이내
보증비율
금융회사 100% 전액, 비금융회사 80%
동일
보증료
0.5% (신규 후 3년간 협약은행이 0.3%p 지원)
0.5% 고정
대출금리
취급기관별 상이(5.4% 내외)
—
특이사항
자활기업은 보증료 추가 0.2%p 지원(자활센터 특별출연)
—
취급 금융회사는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농협·산림조합 같은 비은행 협동조합금융까지 포괄합니다.

3. 재정 — 은행권 사회책임금융의 최근 감소

위 그래프가 보여주듯, 새희망홀씨·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사회책임금융) 공급총액은 2023년 6조 2,845억 원에서 2024년 5조 7,863억 원으로 약 8% 감소했습니다(2024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기준).
흥미로운 대목은 은행별 편차입니다 — 카카오뱅크(695억 원)·토스뱅크(5,062억 원)는 일찍부터 햇살론을 취급해온 반면, 케이뱅크는 취급 상품이 아예 없어 2024년 실적이 0원이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에서도 포용금융 참여 정도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은행별 편차가 왜 발생하는지도 짚어볼 만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카카오뱅크는 2020년 10월부터 3사 중 유일하게 햇살론17(후 햇살론15)을 취급해왔고, 토스뱅크는 2023년 8월부터 뒤따랐습니다. 반면 케이뱅크는 정책서민금융상품 자체를 취급하지 않아 2024년 사회책임금융 실적이 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 다만 사잇돌대출(중·저신용자 정책보증상품)이나 자체 소상공인 지원상품("사장님 보증서대출")은 취급한다고 밝혀, "사회책임금융"이라는 공식 집계항목과 "포용금융 실질활동"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방법론적 유의점도 있습니다.

4. 통계·지표 인프라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의 『사회적경제의 사회·경제적 가치 측정을 위한 통합 지표 개발 연구』(2018)는 재정·예산 논의의 전제가 되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 사회적경제기업 담당부처가 10개(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행안부·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해수부·산림청·공정위·금융위·중기부)로 쪼개져 있어, 국가 통계 자체가 부처별 실태조사로 파편화돼 있다는 것입니다. OECD·EU의 사회적경제 통계지표와 비교해 한국의 국가통계 구축 방향을 제안한 보고서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가 지적한 핵심은 "10개 부처 분산 관리" 문제입니다 — 사회적기업(고용노동부)·협동조합(기획재정부)·마을기업(행정안전부)·자활기업(보건복지부)·농어업법인(농림축산식품부)에 더해, 개별 협동조합법에 근거한 8개 기업유형이 공정거래위원회·해수부·산림청·금융위원회·중기부로 또 나뉩니다. 그 결과 실태조사도 부처별로 따로 이뤄집니다(협동조합실태조사는 기재부의 국가승인통계, 마을기업 운영실태조사는 행안부, 사회적기업 실태조사는 고용부 소관). 이 파편화가 바로 "사회적경제 전체의 통합 재정·예산 규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국가통계가 없다"는 근본 원인입니다.

5.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의 재정 조항 — 왜 20년 가까이 표류하나

2012년 19대 국회부터 계류가 시작돼 20대·21대를 거치며 계속 자동폐기됐고, 현재도 5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초기 여야 법안의 핵심 차이가 바로 재정지원 조항의 정교함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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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새누리당안은 "사회적경제발전기금" 조성만 단순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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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새정치민주연합안은 여기에 더해 사회적경제 원리에 맞는 금융제도 정비, 한국사회적금융원 설립(별도 조항 신설), 기금의 재원에서 자활기금 제외, 정부예산 출연 명시까지 구체화
현장 전문가(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의 최근 평가는 이렇습니다 — "2018년 사회적금융 활성화방안 이후 정책자금 공급 확대·도매기금 신설·평가시스템 구축 등 개선은 있었지만, 사회성과보상사업 확대, 공제기금 설립, 사회적경제발전기금에 대한 공공부문 참여, 세제지원은 여전히 법적 근거와 예산이 없어 기본법 제정을 통해서만 해결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까지 나온 보증·대출 실적(1,805억 원 등)은 모두 한시적 방안(2018년 대책)에 근거한 것이지, 법률에 근거한 안정적 재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 이게 기본법 제정이 재정 측면에서 갖는 실질적 의미입니다.

6. 재정지원 조항의 정교함 논쟁

출발점: 2014년 첫 발의, 그리고 처음부터 갈린 두 접근

사회적경제기본법은 2014년 4월 19대 국회에서 당시 여당(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의원 67명의 공동발의를 받아 처음 발의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여당이 먼저 발의했다는 점이 중요한데, 곧이어 야당(새정치민주연합)도 독자적인 법안 작업에 들어가면서 재정지원 조항의 설계방식 자체가 여야 간 논쟁의 핵심이 됐습니다.

무엇이 정교함의 차이였나 — "기금 하나"와 "생태계 전체"

2014년 4월 국회에서 열린 협동조합 열린세미나 토론 기록을 보면, 두 안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새누리당안: 조세감면 조항에 더해 재정지원 조항을 넣었고, 별도의 "사회적경제발전기금" 조성도 명시했습니다. 토론 참석자들은 이 정도만으로도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만큼 그 이전까지는 조세감면조차 명문 근거가 없어 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안: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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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금 조성"이 아니라 "사회적경제의 원리에 적합한 금융제도 정비"까지 조문화 — 즉 기금이라는 자금총량뿐 아니라, 그 자금이 사회적경제 조직에 맞는 방식(협동·연대 원리에 부합하는 대출조건·상환구조 등)으로 흘러가도록 제도 자체를 손보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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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적금융원 설립을 별도 조항으로 신설 — 기금을 관리·운용할 전담 기관을 법률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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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의 재원 항목에서 자활기금을 제외 — 기존 자활사업 재원과 사회적경제발전기금을 뒤섞으면 자활기업이 아닌 다른 사회적경제조직(협동조합·사회적기업 등)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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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예산 출연을 명시 — 기금이 민간 자발적 출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부가 매년 예산을 편성해 넣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
정리하면, 새누리당안이 "얼마의 돈을 어디에 모아둘 것인가"를 규정한 데 비해, 새정치민주연합안은 "그 돈을 누가 관리하고, 어떤 원리로 대출하며, 재원은 어디서 나오고, 다른 예산과 섞이지 않도록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까지 규정했습니다 — 이게 "정교함"의 실체입니다.

왜 이 차이가 20년 가까이 법 통과를 막았나 — 신협·새마을금고 포함 여부

2019년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심사에서 나온 반대논거가 결정적입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출자자인 조합원(신협)이나 회원(새마을금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정의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만약 이들을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면 예금 이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 즉 "사회적경제금융의 핵심 자금원인 상호금융기관을 법 안에 넣을 것인가"라는, 재정조항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문제 자체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2024~2026년 현재: 두 법안이 나란히 심의 중

지금은 황명선 의원(사회적경제기본법안)과 용혜인 의원(사회연대경제기본법안) 두 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돼 경제재정소위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이름부터 "사회적경제"와 "사회연대경제"로 갈리는데, 이는 단순 명칭 차이가 아니라 관점 차이를 반영합니다 — "연대"를 넣은 쪽이 국제노동기구(ILO)·유엔이 쓰는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의 국제기준에 더 가깝게 프레이밍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행정안전부의 최근 국정과제 문서를 보면, 정부 차원의 접근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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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에 대한 통일된 정의·범위 규정, 행정·재정지원 근거 마련"을 국정과제로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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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금융 활성화"라는 별도 항목을 두고,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을 "독려"(강제가 아닌 유인 방식)하며, 지역재투자평가제도(금융회사의 지역 자금공급·서민대출 지원실적을 평가하는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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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재원조성 방식으로 "상호금융중앙회 내 기금 조성"과 "신협의 출자 허용"을 명시 — 이는 앞서 언급한 "신협·새마을금고를 법 안에 넣을 것인가" 논쟁에 대한 절충안으로 읽힙니다. 신협을 SSE 조직 "정의"에는 포함시키지 않으면서도, 신협이 SSE 발전기금에 "출자"하는 형태로는 참여시키는 우회로입니다.

요약하면

"재정지원 조항의 정교함"이란 결국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의 구체성 차이입니다:
1.
재원: 정부예산이 법적으로 의무화되는가, 아니면 임의 출연에 그치는가
2.
관리주체: 전담기관(한국사회적금융원 같은)이 법률에 명시되는가
3.
경계설정: 신협·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기관을 어떻게 포함/배제해 예금이탈 같은 부작용 없이 자금을 끌어올 것인가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 여야의 안, 그리고 시기마다 계속 달라지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그 사이 실제 자금공급은 법률이 아닌 2018년 "사회적금융 활성화방안" 같은 행정부 재량의 한시적 대책에 의존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실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