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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성과·생존율·지속가능성

성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

SSE 조직에 ROA와 ROE를 들이대면 오독합니다. 이윤 극대화가 목적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재무성과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존속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개념이 자립도입니다. 그리고 이 개념은 이미 정교하게 발전해 있습니다 — 다만 마이크로파이낸스 분야에서요.
운영 자립도(OSS) = 영업수익 ÷ (영업비용 + 대손비용 + 금융비용)
재무 자립도(FSS) = 보조금·물가·자본기회비용을 조정한 뒤의 자립도
둘의 차이가 핵심입니다. OSS가 100%를 넘어도 보조금을 조정하면 FSS는 훨씬 낮게 나옵니다. 국제 마이크로파이낸스 평가에서는 이 구분이 표준인데, 한국 사회적기업 평가에는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현행 인증 요건은 "영업수익이 노무비의 50% 이상"입니다. 총비용이 아니라 노무비 기준이고, 기준선도 절반입니다. 자립도 개념으로 보면 매우 느슨한 기준이며, 보조금 조정도 하지 않습니다.

생존율의 역설 — 15%와 91.8%

여기서 이 주제의 가장 흥미로운 문제가 나옵니다. 완전히 상반된 두 숫자가 함께 인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수치
2014 국회입법조사처
보조금 종료 후 생존 15%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 종료 후 1년 고용유지 29.2%
정부·진흥원
인증 후 3년 생존율 91.8%
정부·진흥원
인증 후 5년 생존율 86.4% (일반기업 30%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5년 생존율 52.2% (일반창업 28.5%)
사회적협동조합
등록 후 3년 생존율 99.2%
같은 대상을 두고 15%와 91.8%가 공존합니다. 어느 쪽도 조작은 아닙니다. 다른 것을 재고 있을 뿐입니다.

왜 이렇게 다른가 — 방법론의 해부

첫째, 관측 창이 지원 기간과 겹칩니다. 인증 후 3년은 정확히 재정지원이 이루어지는 기간입니다. 그 기간의 생존율은 정책 효과가 아니라 지원 지속률에 가깝습니다. 보조금이 들어오는 동안 문을 닫는 조직은 드뭅니다. 15%라는 수치가 "보조금 종료 후"를 명시한 것과 대비됩니다.
둘째, 선택편향이 큽니다. 인증기업은 일곱 가지 요건 심사를 통과한 집단입니다. 이들을 일반 창업기업 전체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일반 창업에는 사업자등록만 낸 1인 기업이 대량 포함되니까요. 비교하려면 유사한 규모·업종·업력의 기업과 매칭해야 합니다.
셋째, 좌측 절단이 있습니다. 인증 시점부터 세면 예비 단계에서 탈락한 조직은 계산에서 사라집니다. 앞서 예비사회적기업이 필터로 기능한다고 했는데, 그 필터에 걸린 조직들이 분모에서 빠지는 구조입니다.
넷째, 생존의 정의가 다릅니다. 인증 유지인지, 사업자등록 존속인지, 실질적 영업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인증 요건을 못 맞춰 인증이 취소된 기업이 계속 영업 중이라면 생존인가 아닌가.
결론은 이렇습니다. 현재 인용되는 생존율 수치들은 대부분 정책 효과의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니라 식별 설계의 문제입니다.

협동조합 생존율 — 국제 패턴과 한국의 예외

국제 실증은 협동조합의 생존율이 일반 기업보다 높다는 것을 반복 확인합니다. 캐나다 퀘벡, 이탈리아, 프랑스 연구가 일관된 방향을 보입니다.
이유는 앞서 다룬 것들의 종합입니다. 경기 충격에 고용 대신 임금을 조정하고, 배당 압력이 없어 내부유보가 쌓이며, 지역 밀착으로 수요가 안정적이고, 연합회가 위기 시 지원합니다.
그런데 한국 협동조합기본법 협동조합은 휴폐업률이 높습니다. 26,520개 중 실제 운영은 절반에 못 미칩니다.
이 대비가 논점입니다. 유럽 협동조합은 설립 요건이 까다롭고 연합회 지원 체계가 있습니다. 한국은 5인 이상이면 신고만으로 설립되는데 연합회도 감사 체계도 없습니다. 앞서 독일 의무감사제를 다루며 짚은 공백이 여기서 생존율 격차로 나타납니다.
즉 협동조합의 높은 생존율은 조직 형태의 속성이 아니라 그것을 떠받치는 제도 인프라의 산물일 수 있습니다. 이는 라이파이젠 이식 연구의 명제와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지속가능성의 세 층위

층위
질문
측정
재무적
보조금 없이 존속하는가
OSS, FSS
조직적
인력과 거버넌스가 이어지는가
이직률, 승계, 참여도
사명적
사명을 지키며 존속하는가
대상 고객 구성 변화
세 가지가 상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재무 지속을 위해 사명이 표류하고, 사명을 지키려다 재무가 악화됩니다. 앞서 다룬 마이크로파이낸스 상업화 논쟁이 정확히 이 상충의 사례입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합의가 없다는 것이 정책 논쟁이 헛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볼 점

첫째 — 지금 이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생존분석이고, 그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2017년 「생존분석을 이용한 서민 정책금융의 신용위험 결정요인」에서 쓰신 방법론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생존분석이 아니면 제대로 다룰 수 없습니다.
우측 절단 — 관측 종료 시점에 아직 생존 중인 조직 처리
시간가변 공변량 — 지원 종료라는 시점 사건을 모형에 넣기
경쟁위험 — 폐업, 인증 취소, 일반기업 전환을 구분
좌측 절단 — 예비 단계 탈락을 반영
*"지원 종료가 폐업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가"**를 위험비(hazard ratio)로 추정하면, 15%와 91.8%의 논쟁이 정리됩니다. 지금 이 추정치가 없습니다.
둘째, 자립도 지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기여가 됩니다. OSS와 FSS는 PSPS에서 가르치시는 마이크로파이낸스 표준 개념입니다. 사회적기업 경영공시 데이터로 FSS를 계산해 분포를 보이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어렵지 않으면서 정책적 함의가 큽니다. 현행 "노무비의 50%" 기준이 자립도 관점에서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면 인증 요건 논쟁에 실증적 근거가 생깁니다.
셋째, 폐업 연구가 이미 있습니다. 2019년 「지역상권 특성이 자영업자 폐업률에 미치는 영향」에서 상권 변수로 폐업을 설명하셨습니다. 사회적기업도 대부분 소상공인 규모이므로 같은 상권 변수가 적용되고, 여기에 지원 여부와 인증 유형을 추가하면 "사회적기업이라는 지위가 폐업 위험을 낮추는가, 아니면 보조금이 낮추는가"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넷째, 매칭 설계가 필요하고 데이터가 있습니다. 앞서 지적한 선택편향은 성향점수매칭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경영공시와 소상공인·자영업 데이터를 업종·규모·지역·업력으로 매칭하면 적절한 비교군이 만들어집니다. 상권 데이터를 다뤄오신 경험이 여기서 쓰입니다.
다섯째, 보증 연구와 개념적으로 같습니다. 대위변제율은 결국 차주의 생존 실패율입니다. 보증기관의 재정 지속가능성을 대위변제율로 다루신 작업과, 사회적기업 지원의 재정 지속가능성을 폐업률로 다루는 작업은 같은 구조입니다. 두 영역을 하나의 틀로 묶는 논문이 가능합니다 — "공적 지원의 재정 지속가능성: 신용보증과 사회적기업 지원의 비교".